기관을 알아보다 보면 "본인부담금은 안 받겠다", "첫 달은 무료", "등록하시면 상품권을 드린다"는 제안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가계에 부담이 큰 가족에게는 솔깃한 말이지만, 이런 제안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이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행위이고, 그 기관을 고르면 이용자에게도 위험이 돌아옵니다.
법이 금지하는 두 가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는 장기요양기관에 두 가지를 금지합니다.
- 본인부담금 면제·감경 — 기관이 영리를 목적으로 수급자가 내야 할 재가·시설 급여비용의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깎아 주는 행위
- 금품 제공을 통한 유인·알선 — 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금전·물품·향응 등을 제공하거나 약속하며 수급자를 기관에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그리고 이를 조장하는 행위
위반하면 기관은 지정취소 또는 업무정지 대상이 되고, 행위자는 형사처벌(징역 또는 벌금) 대상이 됩니다. 법이 정한 감경은 따로 있습니다. 소득 기준에 따라 공단이 결정하는 본인부담금 감경, 기초생활수급자 면제가 그것이고, 기관이 임의로 정하는 할인과는 전혀 다릅니다.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제도 →
왜 이용자에게 위험한가
할인 자체가 이용자를 처벌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그 뒤에 따라오는 일들입니다.
- 부정청구와 함께 나타날 수 있습니다. 본인부담금 할인과 함께 실제 제공 시간과 청구 시간이 다른 등 별도의 부정청구 정황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제공하지 않은 시간을 제공한 것처럼 청구하거나 인력 배치를 허위로 신고하는 것이 대표적인 부정청구 유형이고, 이 경우 어르신이 실제로 받는 돌봄의 양과 질이 서류와 다릅니다.
- 기관이 갑자기 문을 닫을 수 있습니다. 지정취소나 업무정지를 받으면 이용자는 서비스가 끊긴 상태에서 새 기관을 찾아야 합니다. 이용 중인 기관이 문을 닫으면 →
- 이용자가 협조자가 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방문 시간을 실제보다 길게 기록하는 데 동의해 달라거나, 요양보호사 대신 태그를 찍어 달라는 요구가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여기에 응하면 이용자 가족도 부정청구에 관여한 셈이 됩니다.
- "싸다"는 판단 기준이 흐려집니다. 급여 본인부담금은 법정 기준에 따라 정해지지만, 식비·상급침실료 등 비급여는 기관마다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급여 할인을 기준으로 기관을 고르게 되면 정작 봐야 할 인력·평가·운영 방식을 놓칩니다. 좋은 요양원 고르는 법 →
함께 나타나는 위험신호
- 본인부담금 영수증을 안 주거나, 계약서상 금액과 실제 받는 금액이 다르다
- 급여제공기록지에 적힌 시간과 실제 방문 시간이 다르다
- 요양보호사가 오지 않은 날도 기록이 남아 있다
- 태그를 대신 찍어 달라거나, 가족 휴대전화로 확인 문자에 응답해 달라고 한다
- "다른 데도 다 그렇게 한다"며 서류 서명을 서두른다
- 등록 대가로 상품권·현금·물품을 준다
이런 제안을 받았다면
- 정중히 거절하고 기관을 제외합니다. 설득하거나 따질 필요는 없습니다.
- 이미 이용 중이라면 기록을 확보합니다. 계약서, 영수증, 급여제공기록지 사본, 문자 내역을 모아 둡니다.
- 기관을 옮깁니다. 새 기관을 먼저 정한 뒤 옮겨야 돌봄 공백이 없습니다. 기관 변경 절차 →
- 신고를 검토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부당청구 장기요양기관 신고·포상금 제도를 운영합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longtermcare.or.kr), 공단 지사 방문·우편으로 신고할 수 있고, 신고 내용이 확인되면 포상금이 지급됩니다(수급자·가족 등 일반 신고인 최대 500만원, 내부종사자 최대 2억원). 신고는 6하원칙에 따라 구체적으로 적을수록 처리가 빠릅니다.
정상적인 비용 절감은 이렇게
비용 부담이 정말 크다면 기관의 할인이 아니라 제도를 이용하세요.
- 본인부담금 감경 —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구간이면 공단이 40% 또는 60%를 감경합니다. 신청은 공단에 합니다.
- 기초생활수급자 면제, 의료급여 수급자 감경
- 비급여 항목 점검 — 요양원 식사재료비·상급침실료 등은 기관이 정하므로, 이 부분은 기관마다 실제 차이가 있고 비교해도 됩니다. 요양원 비급여 →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제도 총정리 → · 본인부담금 구조 →
자주 묻는 질문
Q. 기관이 아니라 소개해 준 사람이 사례비를 준다고 하는데요?
금품을 매개로 수급자를 기관에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는 기관이든 제3자든 "누구든지" 금지 대상입니다. 같은 위험신호로 보면 됩니다.
Q. 비급여인 식비를 깎아 주는 것도 불법인가요?
법이 금지하는 것은 급여비용의 본인부담금 면제·감경입니다. 비급여 항목은 기관이 정하는 가격이므로 성격이 다릅니다. 다만 "식비를 깎아 준다"는 말이 실제로는 본인부담금을 깎는 편법인 경우가 있으니, 영수증에서 어떤 항목이 줄었는지 확인하세요.
Q. 이미 할인을 받으며 이용 중인데 이용자도 처벌받나요?
법이 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면제·감경 행위를 한 기관과 유인·알선 행위자입니다. 다만 부정청구에 협조한 정황이 있으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금부터라도 협조 요구에는 응하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5조(장기요양기관의 의무), 제37조(지정취소 등), 벌칙 조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부당청구 신고·포상금 제도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