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진단 이후 가족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돌봄이 아니라 서류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 명의 예금을 요양원 비용으로 쓰려는데 은행이 본인 확인을 요구하고, 살던 집을 정리하려는데 매매 계약을 본인이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성년후견제도입니다. 다만 모든 일에 후견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먼저 "후견 없이 되는 일"과 "후견이 있어야 하는 일"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견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 일
- 장기요양등급 신청: 가족이 대리 신청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 대신 등급 신청하기 →
- 요양원·재가기관 이용 절차: 가족이 보호자로 상담·서류 준비를 돕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계약 당사자와 대리권 문제는 본인의 의사능력과 시설의 계약 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본인이 의사표시를 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재산 처분 같은 법률행위를 대신해야 한다면 후견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병원 진료·입원: 본인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면 본인의 동의가 우선입니다. 본인이 동의할 수 없는 상태에서 누가 어떤 범위까지 대신 결정할 수 있는지는 의료행위의 성격과 후견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연명의료 결정은 별도 제도입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
- 생활비 수준의 지출: 본인이 미리 발급한 가족카드, 자동이체 등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후견이 필요해지는 일
- 부동산 매매·임대차 계약 — 등기 이전에는 본인 의사 확인이 필수라, 판단능력이 없으면 후견인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예금 해지·고액 인출, 보험금 청구, 대출 — 금융기관은 본인 확인이 안 되면 거래를 거절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위임장도 본인이 유효하게 작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소송·상속 관련 절차 — 부모님이 당사자가 되는 법적 절차 전반.
- 가족 간 의견이 갈릴 때 — 누가 재산을 관리하느냐를 두고 갈등이 크다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권한을 명확히 하는 방법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후견의 네 가지 종류
민법은 판단능력이 얼마나 남아 있느냐에 따라 후견을 나눕니다.
| 종류 | 대상 | 후견인 권한 | 치매 돌봄에서의 활용 |
|---|---|---|---|
| 성년후견 | 판단능력이 지속적으로 없는 상태(중증 치매 등) | 재산관리·법률행위 대리 전반. 본인이 한 법률행위는 원칙적으로 취소 가능 | 가장 많이 쓰이는 형태 |
| 한정후견 | 판단능력이 부족하지만 남아 있는 상태 | 법원이 정한 범위의 행위에만 후견인 동의·대리 | 초기·중기 치매 |
| 특정후견 | 특정 사무에만 도움이 필요한 경우 | 정해진 사무(예: 집 한 채 매각)에 한정, 기간도 한정 | 한 번의 부동산 처분 등 |
| 임의후견 | 본인이 판단능력이 있을 때 미리 계약 | 본인이 정한 사람이 정한 범위에서 | 초기 치매 진단 직후, 또는 건강할 때 대비용 |
후견은 필요한 만큼만 받을 수 있습니다. 집 한 채를 정리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특정후견으로 충분한 경우가 있습니다. 또 임의후견은 판단능력이 떨어진 뒤에는 쓸 수 없으므로, 초기 진단 단계라면 이 선택지를 먼저 검토해 볼 만합니다.
신청 절차
- 관할 가정법원: 부모님(사건본인) 주소지의 가정법원에 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합니다.
- 청구할 수 있는 사람: 본인,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검사, 지방자치단체장 등.
- 준비 서류: 청구서, 가족관계증명서·기본증명서·주민등록등본, 치매 진단서(또는 소견서), 재산 목록과 증빙, 후견인 후보자의 서류 등. 법원마다 양식이 조금씩 다르므로 관할 법원 안내를 따릅니다.
- 심리: 법원이 본인 상태를 확인합니다. 정신감정을 명하기도 하고, 진단서가 충분하면 생략되기도 합니다. 가족 의견을 듣는 절차도 있습니다.
- 후견인 선임: 가족이 선임되는 경우가 많지만, 가족 간 갈등이 있거나 재산 규모가 크면 변호사·법무사·사회복지사 등 전문가 후견인을 선임하기도 합니다.
- 후견등기: 심판이 확정되면 후견등기가 이루어지고, 이후 후견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아 은행·등기소 등에 제시합니다.
기간은 사건에 따라 다르지만 몇 달 단위로 보는 것이 현실적이라, 당장 필요한 비용은 별도로 마련할 계획이 필요합니다. 법원 인지대·송달료는 크지 않지만 정신감정 비용과 변호사 선임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후견인이 된 뒤 알아야 할 것
- 부모님 재산은 부모님을 위해서만 씁니다. 요양원 비용·병원비·생활비는 지출할 수 있지만,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가족 사업에 쓰는 것은 안 됩니다.
- 법원의 감독을 받습니다. 재산 목록 제출과 정기 보고 의무가 있고, 부동산 처분 같은 중요한 행위는 별도 허가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거주지 결정: 후견인은 신상에 관한 사항도 결정할 수 있지만, 본인을 정신병원 등에 격리하는 것처럼 자유를 크게 제한하는 결정은 가정법원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요양원 입소는 본인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입소를 거부하실 때 →
혼자 사는 저소득 치매 어르신이라면 — 치매공공후견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후견을 맡기 어려운 저소득 치매 어르신을 위해, 치매관리법에 따른 치매공공후견사업이 운영됩니다. 지자체가 후견 심판을 청구하고 공공후견인이 선임되는 방식으로, 신청·상담은 치매안심센터에서 시작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요양원 입소 계약에 성년후견이 꼭 필요한가요?
시설의 계약 방식과 본인의 의사능력에 따라 다르며, 후견 없이 진행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입소 비용을 부모님 명의 예금에서 인출해야 하는데 본인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 계약보다 비용 지급 단계에서 후견이 필요해질 수 있습니다.
Q. 형제끼리 후견인을 두고 다투면 어떻게 되나요?
법원은 본인의 이익을 기준으로 후견인을 정하며, 가족 간 갈등이 크면 가족이 아닌 전문가 후견인을 선임할 수 있습니다. 재산 관리를 둘러싼 분쟁이 예상된다면 처음부터 전문가 후견인을 청구하는 것이 오히려 갈등을 줄이기도 합니다.
Q. 후견을 받으면 부모님이 아무것도 못 하게 되나요?
성년후견이라도 일용품 구입 같은 일상생활 행위는 본인이 할 수 있고, 한정후견·특정후견은 정해진 범위 밖에서는 본인이 그대로 결정합니다. 판단능력이 남아 있다면 범위를 좁게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글은 민법의 후견 규정과 법제처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를 바탕으로 정리한 일반 안내입니다. 개별 사안은 재산 규모·가족 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청 전 관할 가정법원 또는 변호사·법무사 상담을 권합니다.